마음으로는 이미 지구를 두 바퀴도 더 돌고 가슴 뻥 뚫리는 익스트림 스포츠도 즐기고 싶지만, 결국은 망설이다가 언젠가 이룰 버킷리스트로 남기곤 해. 그러던 어느 날 <서른, 결혼 대신 야반도주> 이름부터 심장이 벌렁거리는 책을 만나게 됐지. 서점을 두리번거리다가 만난 이 책을 그날 그 자리에서 모조리 다 읽었던 기억이 나. 

내 삶의 추구미와 정확히 일치했던 주말이 있었어. 남자 친구와 함께 성수동으로 데이트하러 갔던 날이야. 글 쓰는 사람들의 전당 같은 브런치에서 주최하는 <작가의 여정> 이라는 팝업 전시를 먼저 갔었어. 개인적 사정으로 지금은 글을 못 쓰고 있는데, 전시에서 여러 작가가 숱한 삶의 고난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쓸 수 있었던 저마다의 방법들을 꺼내놓았더라고. 덕분에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속 창작욕이 뻐렁쳤어⚡ 전시를 보고 나서는 근처 클라이밍장을 찾아가 두어 시간 벽에 매달려 있었어. 전시를 보며 정신머리 건강을 도모했고, 클라이밍 하며 몸뚱이 건강을 추구했으니 내겐 완벽한 하루였달까? 나처럼 심신의 건강에 관심 있다면 브런치 작가에도 도전해 보고 여러 운동을 해보는 건 어때?

올해 여름, 발에 깁스를 한 채로 떠난 동해 여행을 잊지 못할 것 같아. 5월쯤 왼쪽 새끼발가락이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어. 덕분에 여름 내내 꼼짝없이 칩거 생활을 해야 했지. 답답한 깁스를 한 채로 말이야😫 본래 계획했던 마라톤도, 서핑 여행도 모두 취소하고 집에만 있으려니 상상을 초월하게 우울해지더라. 누워 천장만 바라보며 질질 짜다가 안 되겠다 싶어 뼈가 거의 다 붙었을 무렵 의사 선생님께 조언을 구했어. 깁스를 한 채 조심스럽게 다니면 여행을 가도 괜찮다 허락하시더라고! 물론 제약이 많았지만, 절뚝거리면서 찾아간 바다와 계곡에서 큰 위안을 얻었어. 기분이 좋아져 깁스한 발로 무려 해양 레일바이크도 탔다고! 그때 느꼈지. 완벽한 상황이 아니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걸 말이야!